엊그제 저녁 아이와 함께 잠을 드는 시간이었어요.
조용한 밤, 그저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밖에 안 울렸죠.
그런 조용한 공기 틈 사이로 아이가 저에게 소곤거렸어요.
“엄마, 나 엄마한테 할 말이 있어요.”
갑자기 할 말이 있다는 아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물어봤어요.
언제나 있던 것처럼 장난치기 때문에 그날도 “오늘 또 장난치려고?”라고 묻자, 아이는 진지하게 아니라고 대답해줬습니다. 저는 그날따라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너무 힘들어서 아이가 얼른 자주 길 바랬었어요.
“뭔데, 빨리 말하고 자.”
“엄마, 나한테 햄버거도 사주고, 과자도 사주고, 빵 도사 주고, 피자도 사주고, 치킨 도사 주고, 짜장면도 사주고,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어주고 사줘서 고마워. 그리고 내가 만들어달라는 거 다 만들어줘서 고맙고, 나랑 놀아줘서 고마워.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 많이 많이 사랑해요. 엄마.”
라고 말하는 순간, 울컥했어요.
아까 빨리 자주 길 바라는 마음이 미안해지던 순간이었어요.
예전에도 대뜸 뜬금없이 밤중에,
“나를 낳아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3살 때였는데, 지금은 5살인 어느덧 이렇게 이쁘게 말하니까.
육아에 지친 나에게 행복이라는 숨결을 불어주는 것 같았던 것 같네요.
행복이라는 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었어요.
다만 눈앞에 둔 행복보단 먼 행복을 찾는 욕심이 앞설 뿐인 것 같아요.
아이한테는 내가 전부라는 걸.
우리 아이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앞으로 예쁜 말을 더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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