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가 일 상/… 육아 일기

01. 아이의 마음

월하화★ 2021. 1. 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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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읽기란 쉽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것 같아요.

오늘 아이가 떼를 쓰고 울고 불구했어요.

 

발단은 제가 한 달에 한 번씩 쿠우쿠우 가자는 약속 때문에 , 그걸 지키려고 오늘도 가려고 했습니다. 살짝 미안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가기 싫었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켜야 할 약속이기 때문에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무리 해도 택시는 오지 않고, 겨우 겨우 붙잡은 택시마저 운행을 안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죠.

 

“마지막으로 택시 불러보고 안 오면, 오늘은 쿠우쿠우 못 갈 것 같아. 여기 김밥나라에서 김밥과 찬이가 좋아하는 걸 사 가지고 집으로 가자!”

 

라고 말했는데. 아이는 가고 싶다, 쿠우쿠우, 가야 한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떼를 쓰기 시작했죠.

 

“택시가 코로나 때문에 안 온데, 못 온대.”

 

좋게 좋게 타이르려 해도, 아이는 울 구불고하며 제 맘대로 따라오지 않았어요. 저의 마음에 화가 치밀어오기도하고 했지만 계속 타이르려고만 했어요. 화도 계속나고, 아이를 놓고 상가안으로 들어갈까 했지만 그거 마저 힘들더라구요. 저의 강압적인 태도에 아이는 3시간 이라는 시간동안 울구불구 떼를 쓰고, 바닥에 주져 앉는 둥의 행동을 했어요. 

 

하지만 본인도 떼를 쓰는 건 안됀다는 걸 아는지 사람이 지나갈 때면 주변의 사람이 지나가길 눈치를 보면서 목소리가 조용해지고, 사람이 없을 때는 크게 울더라고요. 

 

성격 급하지만, 화는 머리끝까지 났다가도 아이 낳을 때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을 수 있었어요. 저는 찬이의 키만큼 허리를 숙여, 쭈그려 앉아서 찬이와 눈동자를 마주치며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어요. 

 

“찬아, 엄마가 너보고 먼저 가자고 했는데, 이렇게 약속을 누그려뜨려서 속상했지? 엄마가 너무 미안해. 일방적으로 가자고 했다가 못 가서. 하지만 요번에 코로나가 심각하게 터져서, 택시도 우리 집까지 운행을 못한대, 이렇게 밖에 나돌아 댕기다가 찬이가 코로나 걸리면 엄마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이모도, 삼촌도 못 볼 텐데, 괜찮아?”

 

라고 하자 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그렇지? 못 보면 안 되겠지? 코로나 걸리면 좋아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도 못 봐. 그럼 찬이가 많이 못 볼 것 같지? 찬아, 엄마도 쿠우쿠우 무척이나 가고 싶어. 근데 코로나 때문에 택시가 우리 집까지 못 온데. 엄마가 먼저 쿠우쿠우 가자고 해놓고, 못 가서 실망했지? 엄마가 우리 찬이 속상하게 했구나. 약속을 못 지켜서 너무 미안해.”

 

그랬더니 아이가 펑펑 울기 시작해요.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랬던 것 같아요. 이만큼 상처 받은 걸 말이죠. 

 

“찬아, 다음에 코로나 지나가고, 택시가 우리 집까지 태워다 주면 가자. 그땐 3일 동안 쿠우쿠우 가자! 지금은 김밥이랑 찬이가 먹고 싶은 것들 다 사 가지고 가자. 그래도 될까?”

 

이렇게 말하니 아이가 드디어 고개를 끄덕여줬어요.

드디어 아이가 자기가 이만큼 속상했으니, 꼭 안아달라고 하더라고요.

 

부모가 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의 마음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렇다한들,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들어다 보려고 노력한다면 보이게 되는 법이에요.

이해되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우리도 어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이의 상처 받은 만큼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면

남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아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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