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서  서 평/…Ð 책장 파먹기

[책장파먹기 5 - 8] 잠중록2

월하화★ 2020. 11. 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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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은 2021년에 방영될 청잠행青簪行이라는 드라마의 원작 소설입니다. 1권의 이서백의 혼례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한 황재하는 또 하나의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법회 중에 대형 초가 떨어지고, 그 초가 폭발하면서 절에 대형 화제가 일어난다. 초근처에 있었던 공주의 측근인 환관 하나가 불에 타서 죽어버리는 사건이 생긴다. 그사이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가 살짝 가미되어있었다. 대형화 제로인 해 절은 그야말로 혼비백산이었는데, 혼잡한 인파 속에서 점점 뒤로 밀리며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되었다. 황재하가 넘어지려는 순간 누군가 단단하게 붙잡아 일으켜 준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서백이었다. 그는 평온한 얼굴로 황재하의 어깨를 감싸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정신없고 시끄러운 인파 속에 있었으나, 황재하는 그 팔에 안긴 순간만큼은 마치 호젓한 나루터에 정박한 작은 배가 된 기분이었다. 주변의 수라장이 서서히 멀어지며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비껴 나 더 이상 아무것도 황재하를 괴롭히지 못했다. 

 

황재하는 가슴 한가운데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 전신의 근육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고,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황재하는 이런 감정이 정말 싫었다. 세상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이런 느낌.

 

처음오로 그 사람에게 안겼던 그때의 그 느낌과 비슷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자신을 붙잡아주던 이서백의 팔을 밀어냈다.  이서백은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깊고 그윽한 눈으로 황재하를 바라보다 밀쳐진 자신의 팔을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황재하는 절에서 나오는 길에 한 사람을 만났다. 우선이라는 남자.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황재하가 사랑했던 사람. 한때는 남자의 맑고 깨끗한 눈망울이 항재를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기뻐할 때는 마치 별과 같이 빛났고, 낙심할대는 가을 호수처럼 투명하고 어두웠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심연의 얼음처럼 차갑기만 한 그 눈빛에 황재하의 마음이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가라앉고, 가라앉고, 또 가라앉았다……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

 

“내가 의관에서 돌아오기 전에 사라지는 게 좋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내가 너의 유골을 들고 너희 부모님 영혼을 위로하러 가게 될 테니까.”

 

그러는 사이 또 이서백이 감싸주었다. 그녀를 그 남자로부터 보호 줘서 그 자리를 모면할 수 있었다. 가족의 살인사건 이후 황재하를 그토록 증오하고 미워하는 우선.

 

“내가 늘 뒤에 있을 터이니 아무 염려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다하도록 하거라.”

 

그녀의 등 뒤에 언제나 있어주겠다는 그의 따듯한 말에 황재하는 눈가가 시큼해졌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사건들, 그리고 눈치 없는 황재하와 서서히 그녀를 좋아하는 이서백의 마음도 볼 수 있었어요. 

 

요즘은 중국 소설의 특징이 권선징악도 나타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마음과 다르게 움직이는 행동을 보고 삶의 무언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자잘 자잘한 다른 사건 같아 보여도 하나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느낌이 크게 드는 잠중록은 나머지 3권 4권도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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