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서  서 평

[서평] 불을 끄는건 나야

월하화★ 2021. 1. 10. 17:33
반응형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답답할 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 알겠더라, 저자 조야피르자드는 이란에 살고 있는 아리 마니아인 소설가이다. 그 나라에 대한 문화라든지, 음식이라든지 ‘이게 뭐지?’하고 검색까지 하게 된다. 처음엔 답답함이 물밀고 들어왔는데 후반부엔 너무나 공감대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 시점으로 시작과 끝을 알리기도 한다.

 

G-4호로 이사 온 에밀리를 아이들이 집으로 초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에밀리가 집에서 말하지 않고 놀러 왔는지, 그녀의 할머니가 집으로 들이닥치면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말투 딱 봐도 싸가지 밥 말아먹었어요. 보는 순간 머리채 잡아주고 싶을 정도예요.

 

오자마자 에밀리 어딨냐고 소리치더니, 간식을 준 것에 대한 타박까지. 꼭 현실의 어느 집을 보는 것 같은 이 장면의 설명을 보자, 옛날의 불편한 기억이 떠올랐다. 이 글을 잔잔하면 선 지금 살고 있는 나를 비추는 거울 같기도 했다. 그래서 답답한 걸 지도. 결혼을 했는데도 계속 찾아오는 어머니와 여동생. 읽는 내 쪽에서는 좀 많이 짜증 났다, 여동생의 말투도 내쪽에선 이미 싸다구를 날리고도 남았을만한…

 

「나는 허둥거리며 요즘 너무 정신없이 지냈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빴고, 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너무 지쳤다고.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이들 문제도 같이 커졌다고. 그런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때로는 내가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주위 사람들이 나를 돕기는커녕 나의 짐만 더 무겁게 만든다고. 난 그냥 지쳐버렸다고….」

 

주인공이 저 말을 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해버렸다. 이건 모든 엄마들이 공감할 대사가 아닐까 생각 든다. 나 자신을 잃어가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대입되어버린 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무료하고 반복되는 그런 삶, 주인공과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책이다. 

 

 

320x1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