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인물 중 조연은 없다, 오직 모두가 주연이다.”
2020.05.17 일요일 TV조선에서 방영하는 바람과 구름과 비.
이병주 저자의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이다. 1990년도에 한번 나왔던 드라마를 다시 리메이크했다. 최 천중의 역할을 하는 박시후, 과연 어떻게 표현할지 제일 기대가 되면서 궁금하기도 하다. 운명을 스스로 만들고 개척하며 조정하는 인물 최 천중, 원작 소설의 인물을 어떻게 잘 소화 해 낼까 가.. 제일 궁금하다. 매주 토, 일 밤 10시 50분에 방영된다니 꼭 봐야겠다.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은근 최 천중의 고집스러운 행동에 약간 분노하기도 하며 끝까지 읽었다.
서평
점술사이자 관상사인 최 천중, 자기가 믿을수 있는 점술이라야만 남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는 자기 자신의 운명을 자기가 지배해야 된다는 것이 ‘최 천중의 신념’이다. 이 나라의 망조를 보고, 나라를 물려받아 군림할 왕재가 될 만한 자식을 가져야겠다는 뜻을 품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으리라. 그러다 여주의 신륵사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는데 소풍을 겸해 불공드리러 오는 부인들의 관상을 살펴보다가 한 여인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기품 말로 형형할 수없을 정도였고, 얼굴에는 우수가 서려있어 왕재를 낳을 거라는 확신이 들을 정도였다. 그 여인을 몰래 따라가자 어느새 날이 저물고 미원촌에 다다랐다. 주막에 머무르면서 그녀의 집을 주시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관상을 보기 시작했다. 고한근의 점을 쳐주고는 돈을 주고 병부터 다 나은 다음에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자며 다음에는 한성에서 만날 것을 기약한다. 조진 사의 점을 보고 난 후, 다음날 자신이 눈여겨보던 그 여인의 집 즉 ‘왕덕수’의 집에서 점을 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최 천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어양의 시를 왕덕수와 함께 주고받으며 날이 가는 줄 모르고 시를 읊기도 했다. 그리고는 두 부부의 사주를 봐주고는, 정작 알고 싶었던 부인의 사주에 들떠있었다. 귀동자를 얻고 싶으면 내년 5월까지 범방을 삼가고, 내년 5월이 되면 존족 외엔 해가 떨어진 시각부터 어떤 사람도 집에 들이지 말고 자신을 기다리라고 당부하고는 떠난다. 그 후로 7달이 지나고 최 천중은 다시 왕덕수의 집을 찾았다. 최면제가 들어있는 술을 왕덕수에게 권하며, 잠들기만을 기다렸다. 왕덕수가 잠들자마자 최 천중은 부인의 방으로 들어갔다. 겁에 질린 부인은 그를 계속 뿌리치지만, 최 천중은 포기하지 않고 회유하여 부인을 범했다. 나흘 후 여주 신륵사로와달라는 말을 남기고 다음날 개운하게 일어난 왕덕수가 산책 나가자고 한 제안을 뿌리치고는 한양에 바쁜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며 올라간다. 하지만 부인은 나오지 않았다. 허전하고 섭섭했지만 앞으로 왕재의 어머니로서의 기품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는 더욱더 그녀를 존경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최 천중은 기생 여란과 대 비의 사촌인 정 씨 집에 들러 정을 나누며 세간의 이야기를 물었다. 화제가 도는 김홍근과 이하응을 찾아 관상을 보아주며 돈을 벌었다. 이하응이 묵으로 난초를 그리는데, 그린 먹은 야심을 품었다고 말하자, 자신의 의도를 파악했다는 사실에 나중에 자신에게 화가 미칠까 그를 제거하려고한다. 자신을 뒤를 밟아온 이하응의 하수인이 있다는 걸 눈치챈다. 자신의 정체가 탈로 나면 안 되기에 좌천 중은 가던 길이 아닌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그 하수인을 돌려보낸다. 여러 점쟁이를 찾아다니고는 사람을 시켜 점쟁이들의 동태를 살펴보기도 한다. 최 천중은 김홍근을 만나 ‘해가 바뀌면 임금이 바뀌어야 하니, 김 씨의 세도가 변한다. 그러나 중앙절을 기해 후사를 택하면 길일이 트일 거다.’라는 의미가 담긴 글을 보여주고 떠날 차비를 하자, 김홍근은 그가 원수인지 자기편인지 알기 위해 붙잡는다. 자리를 뜬 최 천중은 뒷문으로 나왔지만, 자신의 뒤를 밟고 있는 사람의 기척을 느꼈다. 다리목에 왔을 때 앞과 뒤의 길을 막으며 곤봉으로 자신의 어깨를 내리치자, 최 천중은 얼른 물로 뛰어들며 다리 위에 상황을 지켜보다가 자신을 죽이라는 암살 명령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자 죽을힘을 다해 헤엄처 언덕 위로 올라왔다. 이하응은 자신에게 위협이 될 것 같은 최 천중의 암살에 실패하자 포도청을 끌고서라도 그를 죽이기로 한다. 이하응의 매복에 당한 최 천중은 천리안과 신통력을 지닌 황봉련을 만나 그녀의 기구한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녀와 같이 자면 그 남자는 죽는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그날 밤 같이 지세 게 되는데…
기억에 남는 문구
최천중은 왕덕수에게 한 가닥 미안한 감정을 가지면서도 한량없이 사람이 좋기만 한 그에 대해 와락 미움을 느꼈다. 악인이 선인을 만나면 스스로의 악이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바람에 되례 미움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도착된 기분은 경우에 따라 살의로 번질 수도 있다. 60P
월산 화상이 의아한 표정으로 서 있는 최 천중에게 조용히 타이르듯 말했다. “희에 비가 따르게 마련이고 득의는 실의의 인이오. 그런데 처사의 얼굴엔 새겨놓은 듯 사락의 흔적이 역력하구려. 악과의 작인을 한 것이 아닌지 심히 두렵소.” 63P
“나는 기필 나의 항수를 내 변수로써 이겨나갈 작정이오. 말하자면, 나는 내 산수를 나 스스로 만들어가며 살 작정이오.”
“용이 되겠다, 그리고 하늘에 오르겠다, 이말씀이죠?” 황 여인의 말투는 싸늘했다. “아닙니다. 내 마음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나는 용이 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변수가 항수를 이겨낸다 해도, 항수의 뿌리를 뽑아버릴 순 없습니다. 덩굴나무가 아무리 컸기로서니 정자나무가 될 순 없으니까요. 그러나 덩굴이 정자나무를 만나기만 하면, 그 정자나무를 타고 크기만큼은 올라갈 수 있을 것 아니겠소.” “전 당신을 용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았소. 그러나 그 길은 엄청나게 험난할 것으로도 알았소. 분수를 지키겠다니 다행한 일이에요. 분수만 지키면 앞으로의 험난은 없으리다.” “아닙니다. 내가 용이 될 생각은 없소만 나는 용을 만들 작정이오. 그게 나의 필생의 소원이오. 덩굴나무가 정자나무를 타고 오르듯, 나는 내가 만든 용의 꼬리를 잡고 하늘에 오를 작정이오. 나는 그만한 운세를 지니고 있는 놈이라 자부하오.” “무슨 용을 어떻게 만든다는 거죠?” 좌천 중의 마음 탓인지, 황 여인의 눈이 한결 요염하게 불타는 듯했다. “사주를 미리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추어 왕재를 만드는 거죠. 동시에 왕재를 기를 재물을 만드는 거죠. 왕재를 받들 인재도 만들어나가는 거죠. 바람을 만들고 구름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그 풍운을 타고 용이 등천하는 겁니다. 장부가 품어 볼만한 뜻이 아닐까요?” 218P
“재물보다는 인재에요.” “인재도 재물이 있어야 모을 수 있는 게 아니겠소?” “재물로써 모은 인재는 재물이 없어지면 떠납니다. “ “그럼 어떻게…?” “덕망으로 모아야죠. 내게 비록 신통력이 있다고는 하나. 그런 것 가지고는 백성을 속일 수는 있어도 화복 시킬 순 없습니다. 재물을 모으는 수단쯤은 될 거고, 썩어빠진 세도 대감들을 사로잡아 얼마쯤의 편리를 볼 순 있을 거예요. 하나 그런 정도를 넘어설순없어요. 천하를 얻는다는 건, 천하를 덕화 하는 거로 아셔야 해요.” 349P
단어 사전
을씨년스럽다: 날씨나 분위기가 쓸쓸하고 스산할 때.
춘색: 봄철의 빛. 또는 봄철을 느끼게 하는 경치나 분위기.
바야흐로: 이제 한창. 또는 지금 바로.
춘흥: 봄철에 절로 일어나는 흥과 운치
귀골: 1. 귀하게 될 사람의 골격. 2. 귀하게 자란 사람.
축객: 손님을 푸대접하여 쫓아냄.
입신양면: ①사회적(社會的)으로 인정(認定)을 받고 출세(出世)하여 이름을 세상(世上)에 드날림/ ②후세(後世)에 이름을 떨쳐 부모(父母)를 영광(榮光)되게 해 드리는 것.
범방: 남자와 여자가 성생활을 하는 것을 말함.
명년: 내년
귀동자: 특별히 귀염을 받거나 귀하게 자란 사내아이.
백천만겁: 무한한 햇수. 또는 영원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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